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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모양' 가리는 마스크…청각장애인은 너무 힘겹다(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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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1-11-05 10:24 조회5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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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모양 보고 소통하는 청각장애인, 병원에선 자기가 어디 아픈지도 못 들어, 마스크 내려달라 해도 이해 못하는 등 인식 낮아…"병원·공공기관 등 투명마스크 의무화하고, 인식 개선해야"

입모양을 가리는 마스크 때문에, 청각장애인들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진=청음복지관
입모양을 가리는 마스크 때문에, 청각장애인들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진=청음복지관


청각장애인 황모씨는 구화(口話)를 쓴다. 상대의 입모양과 표정으로 의미를 이해한다. 쉽게 설명하면, 당신이 말하는 걸 눈으로 보고 읽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 입술의 움직임을 정확히 보는 게 중요하다.

이걸 방해하는 게 '마스크'다. 입모양을 완전히 가려서다. 코로나19가 지난해부터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청각장애인들이 의사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청각장애인은 입모양을 보고 상대방의 말을 유추하는 부분이 큰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했다. 특히 병원이나 관공서가 그랬고, 카페 주문을 하는 경우에서도 소통이 어려웠다.

더욱이 병원 진료는 환자가 정확히 알아듣는 게 중요한데, 그마저 어려웠다. 황씨는 산부인과 진료를 보러 갔는데, 의사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 소통이 잘 안 됐다. 그래서 "청각장애인이라, 마스크를 내리고 말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의사는 당황해하며 동행한 보호자에게 전달했다. 그의 몸과 관련된 부분이라 스스로 자세히 알아야함에도 그러지 못했다.

어떤 때는 필담(글)으로 전하는 의사도 있었으나, 제한된 시간에 자세히 묻고 답하기엔 한계가 분명했단다.

청각장애인 소통, '수화'만 있는 것 아냐…의사소통 뭘로 할지 먼저 물어야

'입모양' 가리는 마스크…청각장애인은 너무 힘겹다
 
많은 이들이 청각장애인 대화 방법에 '수화(手話, 또는 수어)'만 있는 걸로 안다. 수화는 손 모양과 위치를 기본으로, 몸 동작과 표정 등 시각적인 방법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거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구화'도 있고, 문자 언어로 대화를 주고 받는 '필담'도 있다.
 

그래서 청각장애인과 대화할 땐 의사 소통 방법을 먼저 물어봐야 한다. 모두가 '수화'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수화만 쓰는 이들, 구화만 쓰는 이들, 수화와 구화 모두 쓰는 이들로 나뉜다.

/그래픽=소리를 보는 통로 

/그래픽=소리를 보는 통로 

 

또한 말할 때는 눈을 보면서, 발음을 천천히 정확하게 해야 한다. 필요시에는 반복해서 말해준다. 웅성대거나 소리가 큰, 소음이 심한 곳을 피해야 하며, 상대방이 대화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림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청각장애인 A씨는 "특히 병원에서 소통할 때가 많이 불편한데, 의사 선생님은 제 보청기가 보이지 않으니 그냥 말한다"며 "그런데 저는 빨리 알아듣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물어보면 짜증내는 이들도 간혹 있다고 했다. 그게 싫어 때로는 알아들은 척 넘어갈 때도 있단다.

마스크가 가려버린 '입모양'…청각장애인 소통 단절시켜

/사진=청음복지관 

/사진=청음복지관 

특히나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는 게, 청각장애인들의 소통을 단절시키고 있다.

입모양을 정확히 봐야하는 구화는 물론이고, 수화를 하는 데에도 마스크가 소통에 방해가 된다. 수화 역시 상대방의 표정을 통해 의미와 뉘앙스를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일하는 B씨는 "청각장애인 환자 분이 오셨는데, 한참 설명을 하는데 내 입모양이 가려져 있어 이해하지 못하셔서 아차 싶었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다 써드렸다. 청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불편할 것 같다"고 했다.

청각장애인인 스트릿우먼파이터의 예리(가운데)와 소통하는 건, YGX 크루원들에게 어렵지 않아 보였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사진=엠넷 

청각장애인인 스트릿우먼파이터의 예리(가운데)와 소통하는 건, YGX 크루원들에게 어렵지 않아 보였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사진=엠넷 

 

그래서 엠넷(Mnet)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YGX 크루원이자 비걸인 예리(청각장애인)와 다른 팀원들이 소통할 때, 마스크를 벗고 설명해주며 팀웍을 다지기도 했었다. 그들은 동료가 입모양을 봐야한다는 걸 정확히 알고 있었다.

C씨의 어머니는 청각장애인이다. 아예 안 들리는 건 아니어서, 평소엔 구화로 딸과 곧잘 대화하곤 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엔 마스크 때문에 두 세 번씩 거쳐 말하는 경우가 많단다. C씨는 "공공장소에선 마스크를 못 내려서, 텍스트로 써서 보여드릴 때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한 청각장애인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마스크로 인한 소통 단절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청원인은 "수화와 구화의 공통점은 입모양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수화도 입모양과 표정에 따라 같은 동작도 다른 뜻이 되어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모양이 보이지 않고,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청각장애인에게 불편함 그 이상인 사회 단절을 의미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학습권을 침해 당하고, 직장인은 소통의 어려움으로 일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투명마스크'가 대안, 가격 비싸…"의료·공공기관 등 의무화 및 공급 절실"

'입모양' 가리는 마스크…청각장애인은 너무 힘겹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청각장애인이, 모두가 마스크를 쓰는 이 상황으로 인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단 걸 이해하는 거다.

직장인 신진영씨는 회사 다른 부서 직원과 업무 관련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런데 사무실 안 회의실이라 작게 말을 했다. 그랬더니 그 직원이 "귀가 잘 안 들리는데,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다. 그제야 그의 귀에 있는 보청기가 눈에 들어왔다. 마침 둘만 있어서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눴다. 신씨는 "직접 그런 경험을 하고나서야, 밖에서 소통하는 게 매우 힘드시겠단 생각을 했었다"고 했다.

방역을 지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투명 마스크'가 있다. 마스크를 써서 방역 효과는 누리면서, 입모양 부분은 투명하게 제작해 청각장애인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거다. 투명한 부분이 클수록 소통하기가 원활하다.

이에 청각장애 학생의 학교 수업 등에서 투명 마스크가 쓰이고 있기도 하다. 33년째 특수교사를 하고 있는 D씨는 "청각장애인들 수업에서는 입이 보이는 투명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명마스크는 청각장애인 본인과, 상대방이 같이 착용해야 입모양을 서로 보고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데, 비장애인들은 이를 잘 몰라 그로 인한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게다가 투명마스크의 가격 역시 일반 마스크에 비해 비싼 편이다. 투명 마스크의 가격대를 온라인 쇼핑몰에서(14일 기준) 파악한 결과, 대체로 3000원~6000원 사이의 가격을 보였다. KF94 일반 마스크도 100~300원대로 가격이 저렴한 걸 감안했을 때, 가격 차이가 수십배씩 나는 것이다.

'입모양' 가리는 마스크…청각장애인은 너무 힘겹다 

 

이에 청각장애인 복지관인 청음복지관에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매년 펀딩을 통해 청각장애인들을 매일 만나는 프로그램 강사, 재활 선생님 등에게 투명마스크 키트를 구성해 제공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청각장애인 청원인은 "투명마스크의 비싼 가격, 생산 수량, 김서림 등의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더 안전한 투명마스크를 개발하고, 전국 교육 현장 등에서 실질적으로 쓸 수 있게 공급과 인식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청각장애인 황씨도 "의료서비스 및 공공서비스를 하는 기관의 경우 투명마스크 착용을 의무로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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