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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후유장애인 인정받지 못한 4.3 희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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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4-03 14:16 조회5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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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장애인 인정받지 못한 4.3 희생자들

제주4.3→계엄령→형무소→인민군→수용소→한국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3-14 10:03:12
제주4.3연구소의 4.3증언채록에 참여한 양일화씨. ⓒ제주4.3연구소 에이블포토로 보기 제주4.3연구소의 4.3증언채록에 참여한 양일화씨. ⓒ제주4.3연구소
"의지와는 관계없이 북한군이 무차별적으로 의용군으로 끌고 갔고, 부산수용소와 거제수용소 등을 전전하면서 석방됐다. 당시는 몸이 아픈 것보다는 당장 목숨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1948년 제주4.3 당시 제주읍에서 우익청년들에게 붙잡혀 인천형무소에서 5년형을 선고 받은 것을 시작으로 기구한 운명을 산 양일화(80.남)씨가 2005년 5월 4.3위원회를 상대로 청구한 행정심판 내용이다.

양 씨는 한국전쟁으로 형무소 문이 열리면서 북한군으로 끌려가 인민군이 됐고, 황해도 개성에서 전라도까지 내려왔다가 지리산에서 제주출신 한국군에게 붙잡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석방돼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 후 한국군 징집영장이 나와 다시 육군에 입대하는 기구한 삶을 살았다.

양 씨는 4.3 당시 우익청년들에게 가혹하게 폭행당해 그 후유증을 인정받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양 씨의 이 같은 사연은 (사)제주4.3연구소(소장 박찬식)가 발간한 4.3사건 관련 희생자의 구술채록집인 '그늘 속의 4.3 : 死 · 삶과 기억'(도서출판 선인)에 역사로 기록됐다.

제주 4.3연구소가 이번에 발간한 4.3 희생자 구술채록집에는 양 씨 처럼 4.3의 그늘 속에서 아직도 생생한 기억 속에 살고 있는 4.3 당시 희생자와 유족 등 10명의 삶이 소개되고 있다.

4.3 당시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간 할아버지를 찾으러 할머니 등에 업혀 가다 넘어져 평생 척추후만증(꼽추)을 앓고 있는 강양자(67.여)씨 역시 '희생자(후유장애인) 불인정'을 통보 받았다.

강 씨는 4.3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간 부모님을 후에 만났지만 장애를 갖고 있는 자신의 몸 때문에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하고 고향 제주에서 외롭게 살고 있다.

또 구술채록집에는 제주 4.3당시 조선공산당 우도책임자를 맡고 부산에서 남로당 활동으로 검거돼 비전향 장기수로 21년을 복역 출소한 고성화(93.남)씨의 삶도 소개된다.

또 4.3 당시 무장대 사령관을 지낸 이덕구를 작은아버지로 둔 이유로 온 집안이 희생된 이복숙(73.여)씨의 이야기도 있다.

이 씨의 아버지는 국민학교와 중학교를 건축하는 등 당시 주민들에게 존경을 받았지만 작은아버지의 활동으로 온 집안이 몰살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우리도 세 오누인데, 언니도 죽고 오빠도 죽고 나 혼자. 언니는 학교 선생님하고 결혼했는데, 학교 선생님이 선생질 하다가 산에 올라간 덕분에 그냥, 공산당 가족이라 해서 시어머니, 시아버지, 언니 다 죽었어요. 작은아버지 아이들 7살, 2살 두 아이도 죽었는데. 큰 아이는 둘째아버지 아들하고 조천지서 앞밭에서 총 맞아서 죽고, 둘째 아이는 작은어머니가 데려가서 같이 죽고"

당시 일가족 14명이 죽은 이 씨는 1956년 일본으로 밀항해서 지금까지 오사카 이쿠노쿠에서 살다가 2007년 처음으로 고향에 돌아와 가족 묘지를 만들었고 2008년 재일동포 4.3고향방문단의 일원으로 다시 다녀갔다.

오용수(75.남)씨는 1947년 일본으로 도피한 큰 형님을 1965년 일본에서 만나면서 받은 만년필 때문에 간첩죄를 받아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싸움 끝에 무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평생 연좌제에 엮여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

이와 함께 4.3 구술채록집에는 4.3 평화공원에 아버지의 위패가 모셔졌다가 철거된 김낭규(69.여)씨의 이야기와 산에서 경찰에 학살당한 아버지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는 김명원(76.남)씨의 삶도 소개됐다.

제주4.3연구소 구술채록 허호준팀장은 "구술채록집에 등장하는 개개인은 4.3 진실의 한 켠에 있는 역사적 산증인들로서, 활동가들의 활동과 그 유족들이 격은 평생의 고통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으며, 후유장애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4.3 경험자들은 다시 한번 4.3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4.3 연구소 박찬식 소장은 "앞으로도 2차, 3차 구술증언 자료집 발간이 예정돼 있다"며 "이들의 활동 기억과 상처의 기억을 드러냄으로써 '그늘 속의 삶'의 역정에서 맺힌 상처를 조금이라도 치유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부터 '4.3 1000인 증인채록사업'을 하고 있는 제주 4.3연구소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4.3구술채록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 출처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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