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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통해 세상의 편견 깨뜨리다(출처 :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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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8-11-16 10:39 조회2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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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농아인 밴드 결성
예술제 등 행사서 맹활약
18일 학생문화원서 공연

제주시 외도동에 위치한 제주도농아복지관(관장 문성은) 입구에 들어서면 드럼과 기타 연주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복지관 5층 대강당에는 7명의 밴드 단원이 악기 연습에 여념이 없다. 모두 청각장애인이다. 
악기를 다루는 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얼굴 표정과 머리 움직임, 손짓 등 동작 하나하나에 시선을 집중한채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비록 남들처럼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처지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프로 못지 않았다. 
이들이 바로 농아인들로 구성된 '라온제나 밴드'의 단원들이다. 

'라온제나'는 '기쁜 우리, 즐거운 우리'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음악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기쁨과 즐거움을 공유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라온제나 밴드는 지난 2007년 11월에 결성됐다. 복지관 측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드문 농아인에게 음악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자하는 취지에서 창단하게 됐다.

밴드 단원은 모두 7명으로 20대부터 40대까지 나이도 다양하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악기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다. 

창단 후 의기투합한 단원들은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본격적으로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악기에 재미를 붙인 단원들은 새벽까지 남아 개인 연습에 몰두하는 등 손에서 악기를 놓을줄 몰랐다.

소리는 듣지 못해도 진동을 느낄 수 있어 드럼을 중심으로 호흡을 맞췄다. 연습은 칠판에 그려진 장단을 보며 자신의 순서가 오면 악기를 연주하는 방식으로 연습을 진행했다.

지난 2009년 9월 드디어 꿈에 그리던 첫 무대에 올랐다. 밴드에서 베이스기타를 맡아 10년째 활동중인 홍금희씨(46)는 아직도 첫 공연을 잊지 못한다.

홍씨는 "전도수화경연대회 손짓사랑수화제때 처음으로 찬조 공연을 펼쳤는데 공연이 끝나자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며 "그 때 감격해서 눈물이 났다. 영원히 잊지 못할 무대였다"고 회상했다.

라온제나밴드는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가온누리장애인예술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리는 들을 수 없으나 음악을 느끼고 연주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수화연극공연을 통해 수화도 언어임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그들은 일반인들처럼 문화예술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그들은 농아인은 음악을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왔다. 세상에서 유일한 그들만의 하모니를 빚어내는 이들의 도전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의미가 크다.

라온제나밴드는 오는 18일 오후 5시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제7회 가온누리장애인예술제를 개최한다. '나는 나비' 등 7곡을 선보이며 창의적인 음악적 재능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홍씨는 "이번 예술제를 준비하면서 한층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다"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멋진 공연을 선보이겠다.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즐기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우리들에게 많은 응원의 박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출처 : 제민일보(2018.11.16./송민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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